작품소개
여자가 어딜 감히, 예쁘게 가꿔 시집이나 가면 그만일 꽃인데.
역대급 꼰대들이 판치는 쓰레기 소설에 빙의했다.
희대의 악녀, 세기의 망나니 베로니카 버드로.
그것도 악녀가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을 두드려패는, 거지같은 순간에.
"파혼을 원한다고? 그렇다면 에리스의 시녀가 되어라. 그녀에게 레이디다운 교양을 배운다면 파혼을 고려해보지."
정부를 들였으니 나랑은 파혼하자는데 개소리를 지껄이는 황태자에,
“제가 전하를 뺏은 게 아니에요. 제국 일이 워낙 힘드시니까, 제국의 번영을 위해 공녀님과 제가 함께 전하를 보필해야지요. 그러니까 저희는 오히려 협력을 해야 한답니다.”
지나가던 개가 뒷발차기 할 소리를 지껄이는 약혼자의 정부,
"너는 공녀이지 않나. 나는 황제가 될 몸이다. 곁에 둔다면 그 신분이 도움이 되겠지."
아직 파혼도 안끝났는데 청혼부터 들이미는 황자까지.
“그렇게 원한다면 베로니카를 능가하는 희대의 악녀가 되어주마 이 개새끼들아!!!”
그렇게 나의 악녀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이왕 빙의한 거, 꼰대들이나 두드려 패보자!
***
“그대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람이라는 걸 진즉에 보여줬더라면. 나도 그대에게 마음을 주기가 그토록 어렵지 않았을 텐데.”
내 동네 고양이 내가 도와준다는데 혼자 착각파티인 황태자와
“그대는 항상 그랬지. 언제나 나를 놀라게 했어. 그렇기에 난… 아직 공녀를 포기할 생각이 없어.”
고귀한 황족의 전형이면서 막무가내 청혼을 일삼는 일방통행 황자,
“내 주인님, 저를… 버리셨습니까?”
피해야 할 암흑가의 수장이건만 도저히 외면하기 어려운 섹시퇴폐 암살자에,
“이 세계도 진짜야. 내가 널 위해 진짜로 만들었으니까. 그러니 더 원하고, 더 갈구해. 네가 원하는 건 뭐든 갖는 거다.”
이따위 꼰대 천지 싸구려 소설을 날 위해 진짜 세계로 만들었다는, 시도 때도 없이 쭉 뻗은 쇄골을 드러내며 날 유혹하는 대천사,
“땅콩 알러지가 있지 않으셨나요?”
내가 진짜 베로니카가 아니라는 걸 어째서인지 알고 있는 원작 여주까지!
대한민국 소시민에게 악녀의 삶은 보통 버거운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