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맹세코 그저 호기심이었다. 아버지의 유지로 지방 학교 이사의 자리에 앉게 된 근하는 그 무료한 일상 속 작은 유희처럼 한 여성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밝고 상냥한 책 대여점 아가씨 녹우. 그러나 녹우의 웃음에서 근하는 만져지지 않는 단단한 벽을 느끼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어떤 여인 앞에서건 당당했던 근하는 녹우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근처만 서성거린다. 결국 용기를 내어 녹우에게 다가가 보지만 정작 바보 같은 말만 하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