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조세웅이란 남자는 모두와 함께 보고 즐기는 관상용이자 공유용일 뿐, 시식용이나 개인 소장용은 결코 아니었다. 때문에 그가 이렇게 평소의 거리를 가로질러 은근슬쩍 묘한 스킨십을 해 올 때면, 철두철미하게 완성해 둔 내 포커페이스가 아슬아슬 무너질 위기에 처하고 마는 것이다.
“조세웅 씨. 이런 식의 스킨십, 별로 달갑지 않아요.” “이런 식이라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방금 전처럼요. 자칫하면 저한테 관심 있는 걸로 착각하겠어요.” “착각 아니신데요, 문학란 대리님.”
이 능청스러운 연하남의 수작에 못 이기는 척 응해 주고 싶지만 고작 이 정도에 방심할 순 없지. 당신의 뻔뻔한 수작, 우선 그 진심이나 한번 파헤쳐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