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나 본데, 부부이기에 앞서 우린 커다란 신분 차이가 있어요. 난 화선이고, 당신은 회화나무 귀신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앞으로 날 주인님으로 대해요.”
그가 돌아오지 못할까 봐 두려움에 떨던 아섬. 눈물로 지새운 7년의 밤이 지난 후 마침내 위려는 돌아왔고, 그들은 만났다. 그해 여름 몽음산에 너울거리던 꽃향기는 나무의 그리움이 피워낸 걸까?
“저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만. 여기서 하고 싶습니다.” “위려……. 여기 밖인데…….” “그게 어때서요? 제가 몽음산의 소문난 나무성애자라는 거, 잊으셨습니까? 실은 모란나무 아래에서 하고 싶은데…… 저기선 부러질까 봐 격렬하게 못 할 것 같거든요.” 미쳐. 날 진짜 주인님으로 받아들였나 봐……. “안 될 거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