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험난한 연예계에서 그래도 올바르게 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여배우 정서정은
어느 날 갑자기 친하게 지내왔던 고등학교 동창 송새찬과 스캔들에 휩싸인다.
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자꾸만 터지는 사건들 속에서
그녀를 지켜 주기 위해 노력하는 새찬의 모습에
서정의 마음도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서로에 대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채로, 자기 자신을 찾기 시작하는 새찬과,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한 서정의 삶이 걸린 영화 제작이 시작된다.
만만치 않은 삶, 얽혀 있는 수많은 사람들, 점점 더 복잡해지는 상황들 속에
사랑은 어떻게 그들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 본문 중에서
“왜 그랬어. 내가 뭐라고 대답해도 되고, 아니면 화를 내도 내가 내는데.”
“그냥 그게 싫었어.”
“응?”
“네가 화나고 슬프게 되는 일.”
서정은 자신의 어깨에 기댄 새찬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좋은 말만 하고, 좋은 생각만 할 수 있게 그냥 내가 지켜주고 싶어서 그래.”
“야, 어떻게 사람이 좋은 말만 하고 좋은 생각만 하면서 살 수 있겠어?”
“알고 있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완벽하게 지킨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 2년 전에 이미 겪어 봤는걸.”
새찬은 서정의 어깨에 얹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그래도, 안 돼도 하고 싶은 걸 어떡하겠냐. 당장 내 눈 앞에서 네가 곤경에 처하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데.”
“언제부터 그렇게 우리가 각별한 친구 사이였다고.”
(중략)
“사랑하는 사람은 그렇게 자신감에 차 있을 수 없어요.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자신이 초라해지고, 아무 것도 모르겠다고 자책하는 것이 사랑이에요. 자신만만하고, 확신에 차 있고, 민호 씨가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한 번 돌아보세요. 사랑 앞에 여유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렇게 질질 끄시는 겁니까? 자신이 없고 확신이 없어서?”
“언젠가는 민호 씨도 알게 되겠죠. 감정과 상황과 사람 앞에서 어쩔 줄 모르게 될 때가.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나도 모르게 붙잡고 있는 것이 사랑입니다. 지금처럼, 마음대로 돌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