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점 안에서 마주친 투명한 피부를 가진 ‘예쁜남자' 렴, 혜민은 그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말을 입 밖으로 뱉어냈다. “예… 쁘다.” 초면에, 그것도 남자에게 예쁘다고 뱉어버린 게 아무리 생각해도 실수인 것 같아 혜민이 사과하려던 순간, 렴이 입을 열었다. ‘고마워.’ 그 순간, 혜민은 짝사랑에 빠졌다. “사람이 아니면 뭘까, 나는. 또 너는 뭘까.” “…….” “나는 왜 네 주변을 맴돌까.” “렴….” “대답은 필요 없어. 잊어버려. 모르는 게 나을 거야, 나 같은 거.” 혜민의 머릿속으로 인간과 묘하게 달랐던 렴의 모습들이 번졌다. 핏기가 없는 것에 가까울 정도로 창백한 피부라던가, 유난히도 차가운 체온, 햇볕에 나서지 못하는 몸, 피를 보면 붉게 변하는 눈동자. 렴, 그는 뱀파이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