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서양풍 #친구>연인 #계약연애/결혼
#다정남 #연하남 #평범녀 #짝사랑녀 #순정녀
#애잔물 #TL소설 #TL삽화
레이첼은 병약한 친구 알리샤의 곁에 있기 위해,
그리고 누구보다도 가장 사랑하는 노아와 헤어지지 않기 위해
노아에게 가짜 결혼을 하자고 제안한다.
왜냐하면, 노아가 자신의 누나인 알리샤에게
몰래 연정을 품고 있다는 비밀을 알고 있으니까.
우정과 거짓, 그리고 죄책감으로 가득 찬 신혼 생활.
위장 결혼이라는 걸 알면서도 현기증이 날 정도의 행복과
그래서 더욱 사라지지 않는 가슴속 고통에 레이첼은 점점 괴로워져 가는데…….
말할 수 없는 마음을 애써 감추려고 하는, 두 위선자의 아련한 사랑 이야기.
<본문 중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으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계속 바라보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다.
발단은 노아에 대한 의혹을 푸는 염탐질이었는데, 어느새 목적이 바뀌어 버렸다.
비열한 위선이라고 비웃어도 좋다. 차인 주제에 끈질기게 집착하는 여자라고 손가락질을 당해도 좋다. 나는 그들의 위선자이고 싶었다.
그녀가 잠든 후 이불을 고쳐 덮어줄 때의 부드러운 손길.
알리샤의 옆얼굴을 바라볼 때의 애틋한 눈길.
너무 단정해서 간혹 차갑게 보이곤 하는 노아의 미모가 알리샤 앞에서는 불을 밝힌 듯 부드럽게 빛난다.
1년이 지나 나는 이윽고 확신했다. 결정적인 장면이나 말을 보고 들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곁에서 바라보면 싫어도 알아채게 된다.
노아는 알리샤를 사랑한다.
병약한 누나가 아니라, 한 사람의 여성으로 바라보며.
그리고 그것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노아는 나다. 노아에 대한 마음을 애써 숨기는 나와 닮은 꼴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 점에서만큼은 노아보다 우위에 있다.
누구에게나 동등한 호의를 보이는 알리샤는 틀림없이 끝까지 모를 것이다. 이성이나 체면치레로는 억누르지 못하는 강한 연정이 있다는 것을.
오직 나만이 알아보았다는 비뚤어진 우월감.
그것은 우리의 관계를 어긋나게 한 방아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