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죽어줄게.”
참으로 싱거운 복수였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허망할 정도로, 복수의 상대는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았다.
차라리 반항이라도 하지. 차라리 도망이라도 가지.
순순히 말하는 그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다.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것도 거짓이었어.”
하지만 그는 모든 걸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네. 난 그대를 사랑했는데. 그대가 어떤 사람일지라도. 이제는 상관없겠지. 나를 죽여. 그것이 네가 바라던 거 아니었나.”
그리고 복수를 끝내기 위해 마침표를 찍던 그때, 진실을 알게 됐다.
복수의 상대가 잘못되었다는 걸. 자신이 철저히 이용당했다는 걸.
“제발… 살아. 당신을 사랑했어… 진심으로….”
그제야 진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그 남자가 달라졌다.
“난 거짓말이었어.”
지독히도 엇갈리는 운명 속, 우리는 결국 사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