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밝은 조명 아래에서 보는 거와는 또 달랐다. 올망졸망한 눈, 코, 입에 시선을 두었다.
“더 먹고 싶은 건?”
“다 잘 먹어요.”
오늘따라 더 빨갛고 어여쁜 입술이 귀엽게도 벌어진다. 이미 음식을 주문한 뒤인데도 먹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이든 마음껏 시키라는 뜻이었다.
다 먹지 못하더라도 먹어야 할 음식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면 그만큼 같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감정은 진부하다 못해 재미없다고 일갈해 왔었다. 그런데 정우는 한 여자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강효주를 떠올리면 저도 모르게 바보처럼 웃고 있었다.
그런 저 자신이 낯설었다.
“강효주.”
“네.”
이렇게 딱딱하게 대꾸하는 모습도 귀여워 보였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테이블에 앉아서부터 지금까지 뭐 마려운 멍멍이처럼 물컵만 힐끔거렸다가 마시지도 못하고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정우의 한 마디에 컵에 시선을 두던 예쁜 눈을 동그랗게 떠 정우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지금 하는 말이 제가 제대로 들은 게 맞냐는 듯한 확인을 바라는 얼굴이었다.
“나랑 결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