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학교를 떠나고 텅빈 교실 안에서 그 애가 내 책상에 낙서를 하고 있었다. 같은 반이긴 하지만 어색한 사이. 난 조심히 복도에 숨어 그 애가 가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복도에 발소리가 울렸다. 나는 그 애가 서 있던 내 책상 앞에 섰다. "좋아해, 서진아." 내 책상에 짧은 말을 적던 그 모습이 그 애의 마지막이었고,
"아? 아! 잘생긴 반장!" "자퇴?" 성인이 된 그 애를 다시 만난 곳은 호스피스 병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