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린, 목숨을 잃게 된다 해도 널 끝없이 만지고 싶다.
피를 즐기고 죽음을 사랑하여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는 사왕 라엘. 어느 날 변방 국가와 전투를 벌이다 참혹한 부상을 입은 그는 근처 성곽에 몸을 숨기던 중 그곳에서 화국의 여인 아린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응급 치료 덕분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라엘은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오지만, 아련한 미소와 물빛 눈동자를 지닌 아린을 향한 끝없는 열망에 사로잡히고 만다. 결국 그는 영토 확장을 빌미로 화국과의 전쟁을 벌여 그녀를 자신의 노예로 데려오는데….
▶잠깐 맛보기
“너는 내게 많은 잘못을 하고 있다. 내게 죄책감을 지어 주지 마라. 나는 한 번도 내가 한 행동에 후회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린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그래요. 당신은 사왕이고 저는 한낱 노예입니다. 제가 당신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저 이끄는 대로 이끌릴 뿐.’
라엘이 손을 들어 아린의 이마를 쓸었다. 아린의 고개가 반대쪽으로 돌아갔다. 외면 앞에서 라엘의 손이 멈칫 했다.
“고의로 왕을 거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눈을 떠라. 나를 봐!”
라엘이 아린의 어깨를 빙글 돌렸다. 그러나 아린은 힘을 잃은 새처럼 깃털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눈을 뜨지 않았다.
“너는…… 도대체 내게 무엇이냐!”
“몸도 마음도 당신에게 점령된 노예입니다.”
“그러면 노예처럼 굴어!”
그의 단단한 남성이 허벅지에 와 닿았다. 막을 수 없는 감각이 예리하게 그녀의 전신을 훑었다. 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드는 거부감과 또 이율배반적으로 쾌락에 몸을 던지고 싶은 감각이 교차했다. 야윈 다리 사이에 공간이 생기는 순간 라엘은 치마를 걷어올리고 그녀의 깊은 곳을 향해 허벅지를 타고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