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한 번 그 향기를 맡은 사람은 절대 잊지 못한다는 야래향(夜來香).
그 슬픈 향기의 노래….
암살집단 무영검에 의해 가족을 여의고 기루에 팔려 야래향이라는 기명을 받은 작은 아이는 복수를 위해 여자로서의 운명을 등지고 스스로 무영검의 살수가 된다. 그렇게 피로 물든 손이 익숙해질 무렵 소녀는 무정한 향기를 자아내는 여인으로 피어난다. 마음 속 깊이 뿌리내린 슬픔으로 삶의 의미가 없다 말하는 그녀에게 자신을 위해 살라며 생의 미련을 던지는 남자 시랑. 서로의 심장을 향해 이어진 두 사람의 인연은 깊고 달콤하게 서로를 위해 살라 말하는데…….
▶ 잠깐 맛보기
“네가 다치면 내 심장이 울어. 네가 슬퍼하면 내 몸이 아파…… 네가 돌아서면……난……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 넌? 너는 어떤데? 날 이렇게 만들어 놓고! 너는 왜 그렇게 태평한데!”
“……태평하지 않아.”
소리치는 무영을 마주한 빈랑의 눈동자가 조심스레 흔들렸다.
“나도…… 태평하지 않다구.”
“…….”
“생각이 입으로 튀어나와…… 그리고…….”
“그리고…….”
조용히 빈랑의 말을 따라하는 무영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가라앉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시랑이 곁에 없으면…… 기분이 나빠.”
“기분이 나쁜 게 아니야. 쓸쓸한 거야.”
“따뜻하게 안아 주는 시랑이 좋아. 길가에 굴러다니던 돌 같다 생각했었는데…… 소중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시랑이 웃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하게 되는 내가 낯설어.”
“네가 나를 사랑하니까.”
그녀의 말에 하나하나 답을 주는 무영을 올려다보는 빈랑의 눈이 슬펐다.
“그래서…….”
“…….”
“그래서…… 이 지겨운 삶에…… 그만하고 싶은 생에…… 자꾸 미련이 생겨.”
▶ 목차
프롤로그, 1장~12장,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