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마음에 남아 있는 단 하나의 따뜻한 온기를 지키기 위해
건강한 성격을 제외하곤 외모, 집안 형편,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채희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그녀를 지켜 주는 서든맨(sudden man)이 있다.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순식간에 그녀를 안전하게 구해 주고, 집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주는 남자.
그 남자 준희를 마주한 순간 채희는 그 사람이 좋아졌다. 그가 자신을 짝사랑하는 정민의 부탁으로 곁에 있는 것뿐임을 알게 되었음에도, 그가 자신을 마음에 담아 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를 향한 사랑의 꽃이 가슴에 피어 있었던 것처럼….
▶ 잠깐 맛보기
“채희야, 너는 나름대로 씩씩하게 말하지만 나는 왜 널 안아 주고 싶은 걸까.”
채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금방까지 뺨을 식혀 주던 바람이 일순간 정지해 버린 듯 공기의 흐름이 멈춰 버렸다. 오빠처럼 말하며 엷게 웃는 준희의 영상이 정지되어 채희의 가슴속으로 들어와서 채희는 그대로 끌어안아 고이 간직하고 싶었다.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은 밤이다.
“안아 주지 않으셔도 맥주 사 드릴게요.”
채희는 쑥스러운 마음에 얼른 고개를 돌리고 안주로 사 온 오징어다리를 집어 들었다.
“그거 아세요?”
“응?”
“사랑의 종류요. 플라토닉한 사랑, 에로스적 사랑, 아가페적 사랑 등등 많잖아요. 근데 그 중 제일 중요한 사랑이 뭐인 것 같아요? 가장 숭고하고 귀중한 거요.”
“글쎄…… 아가페가 아닐까?”
“아니요. 전 에로스적 사랑이라고 봐요. 정신적인 사랑이든, 종교적인 사랑이든, 기본적으로 사랑은 상대방의 심장을 뛰게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갑작스런 채희의 사랑학 강의에 준희가 빙긋 웃었다. 그 웃음이 마치 ‘조그만 것이 사랑을 논하네.’ 하는 표정 같아 채희는 또 조금 허무하다. 그의 미소가 닿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 누구일까. 어떤 복 많은 여자일까. 왜 난 이 남자가 그냥 좋은 걸까. 저 서늘한 눈빛에 담긴 따스한 미소가 영 잘 조합되지 않아서, 그래서 그런 걸까?
“갑자기 헛소리한다 싶으시죠?”
“사실 좀 그렇다면?”
그는 솔직한 사람인가 보다. 좀 돌려서 말하지. 바보.
“그냥……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것 같아서요.”
채희는 준희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말했다. 오히려 그의 시선을 잡고 싶었지만 준희는 조용히 눈길을 거두었다. 순간의 여유도 주지 않고 그렇게.
▶ 목차
- 낯선 남자
- 필연적인 이유
-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
- 정체를 드러내!
- 로그인(그에게 접속하다)
- 왜 안아 주고 싶은 건지
- 기쁨을 나누는 것
-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
- 조금씩 가까이
- 들켰다
- 그의 자전거가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
- 사랑할 때 필요한 몇 가지 것들
- 정민, 돌아오다
- 마음이 향하는 곳
- 마음을 이어 주는 다리가 있다면
- 나에게 필요한 남자
- 신경전
- 지켜 주는 쪽은 누구?
- 질투, 그리고……
- 안 되면 되게 하라? 글쎄.
- 새로운 시작
이 전자책은 A4 103페이지 / 원고지 903장 / 용량 KB 분량의 장편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