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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19.03.11 약 14.6만자 3,700원

  • 완결 2권

    2019.03.11 약 14만자 3,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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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우리나라 고유 설화 ‘구렁덩덩신선비’의 뱀 신랑 이야기를 새롭게 재해석한 낭만 동화!

전생에 시험을 풀지 못해 매번 ‘모태솔로‘로 삶을 마감하던 여자가 시험을 풀 방법은 단 하나! 바로 시험을 낸 구렁이신랑을 찾는 것!
예언가 예운의 말에 따라 시험을 풀기 위해 신랑을 찾아 나선 양은 두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 둘 중 한 남자를 만나게 된 양은 이상한 기분에 휩싸이는데……

또다시 되풀이 되는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된 신랑과의 달콤살벌한 로맨스!



[미리보기]


“혹시 여자 친구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라던가 뭐 그런…….”

이 여자 대뜸 여자 친구가 있냐고 묻는다. 사륜의 눈썹이 꿈틀했다. 도대체 왜 자꾸 딴소리를 하는 건가. 지금 나랑 말장난 하자는 것인가. 자신이 이 여자에게 왜 아까운 시간을 준 건지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 짜증이 서렸다. 그는 턱에 힘을 주며 애써 끓어오르는 열기를 억눌렀다.

“약혼녀가 있습니다.”

그의 무뚝뚝한 대답에 안 그래도 큰 여자의 눈이 쏟아질 듯 커다래졌다.

“네? 아니 약혼녀가 있어요?”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지금 내 나이에 없는 게 더 이상한 게 아닌가. 사륜은 지금 자신을 향해 기겁을 하고 소리치는 이 이상한 여자가 더 놀라웠다.
양은 순간적으로 그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말에 기겁을 했다. 예운의 말에 따르면 사랑하는 여자가 있거나 혹은 결혼을 했을 경우엔 그냥 끝이라고 했다. 양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이번생도 역시 전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 하는 건가 하는 생각에 양이 울상을 짓던 그때였다.

“……사랑하는 사람은 없군요.”

아, 그렇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던 양이 그대로 멈췄다. 황급히 고개를 들어 올린 양이 입을 떡 벌어졌다. 어처구니없다는 듯 그를 보던 양이 더듬거리며 되물었다.

“아니, 약혼녀가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니…….”

그게 말인가 방구인가.

“필요에 의해서 하는 약혼도 있죠.”

도대체 왜 처음 보는 사람에게 개인사까지 털어놔야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사륜은 여자의 질문에 토 달지 않고 무심히 답했다. 사륜은 필요에 의해 이 약혼을 받아들였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국문학계에 큰 획을 긋고 있던 자신의 아버지 백교수. 자신 또한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 것 일까. 그 역시 국문학을 전공 했다. 분명 아버지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자식을. 그러나 그의 예상은 틀렸다. 그가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가는 것을 누구보다 반대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닌 백교수였다.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연구를 방해하는 백교수를. 그때 받게 된 제안이 바로 혜단과의 약혼이었다. 오기로라도 연구를 계속하고 싶었던 사륜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혜단과의 약혼을 통해 자신의 연구를 지원해주겠다고 한 이만철 의원과 거래 아닌 거래를 했다. 어차피 결혼은 평생 안할 생각 이었던 터라 솔직히 누가 자신의 아내가 되던 별 상관없는 사륜이었다.

“아니, 그래도 어느 정도는 마음이 있어야…….”

양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사륜을 바라봤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는 양을 무시하며 사윤이 손목에 찬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있자, 그의 눈썹 한쪽이 밀려올라갔다. 지금 이 상황이 무척 짜증이 난다는 무언의 말과 같이 들어 올린 그의 눈썹은 하늘 높이 치솟고 있었다.

“삼십분 지났군요. 더 이상 말할 생각이 없어 보이니 그럼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할 얘기는 다 한 거 같으니 이제 더 이상 볼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쓸데없는 말을 하게 하라고 시간을 준 게 아니었다.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었다. 미간을 좁히며 시계를 내려다보던 사륜이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 아직 말도 다 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마음이 급해져버린 양이 덥석 그의 팔을 부여잡아버렸다.

“신랑이요, 신랑!”

갑자기 신랑을 부르짖으며 온몸으로 자신을 부여잡는 양을 내려다보는 사륜의 눈. 황당함을 넘어서 정신 나간 여자를 바라보는 동정어린 감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봐, 당신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그쪽이 전생에 구렁이 신랑이었다고요!”



지해우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인생


<출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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