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고해찬과 백도희.
서로의 머릿속에 각인된 ‘처음’의 기억은 각각 다르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참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 그날 너랑 나. 잤니?”
“잤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그럴 만한 이유도 명분도 없었던 원인 모를 집착.
“몰랐나 본데, 예뻐요. 선배.”
이해할 수 없는 너의 모든 행동들은 충동적이었고, 가벼웠는데.
얽혔다. 언젠가부터 헤어 나올 수 없게 빠져 버렸다.
“좋아해요. 수영 따윈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 만큼.”
싫었던 계절이 좋아지고, 잃었던 열정을 바라게 해 준 남자.
상처를 주면서까지 악착같이 지켜야 했기에 외면하고 도망쳐야 했던 존재.
버림받아야 했던 너. 버려야만 했던 나.
“나 없이 그동안. 잘 지냈어요?”
7년이란 긴 시간을 뛰어넘어 재회한 순간 깨달았다.
“잘 지냈다고 말해 봐요.”
“…….”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던 사람 앞에 두고.”
“…….”
“그때처럼 내 마음 찢어 갈겨 놓고 싶은 생각이면.”
나는 결코 너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원망과 처절함이 뒤섞인 관계.
뜨거운 여름, 우리는 과연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