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내가 못 할 것 같아?”
말을 마친 그가 더 이상 양심이 그를 붙잡지 못하도록 재빨리 승아의 입술을 덮쳤다.
갑자기 그의 억센 입술이 그녀에게 부딪쳐 오자 승아는 읍읍, 소리를 내며
세차게 도리질을 쳤지만 지후는 그녀의 뺨을 두 손으로 꼭 잡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처럼 깊고 깊은 키스가 이어졌다.
그에게서는 담배 냄새와 독하고 씁쓸한 양주 맛이 났다.
승아는 지금 발을 딛고 서 있는 땅바닥이 푹 아래로 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로등 불빛도 밤하늘의 노란 보름달도 모두 빙빙 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절벽 앞에 선 듯한 아찔한 어지러움에 승아는 그만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그리고 두 팔로 지후의 어깨를 잡고 늘어졌다.
바닥으로 쓰러지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명품으로 치장한 도도한 그녀.
그러나 실상은 잡초 같은 인생, 독한 근성의 된장녀.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서 열심히 물갈퀴를 젓는 백조 승아.
어느 날 광고 촬영으로 디스패션을 찾아온 첫사랑과 마주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