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있는 잔인한 늑대족의 수장은 자신을 장난감 취급하고 있었다. 차가운 쿤의 시선이 피로 얼룩진 이나에게 향했다. “살려 두고 미끼로 쓸 것이다.” 이나는 끔찍했다. 또다시 이런 두려움을 견뎌 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공포에 질려 있던 이나의 눈이 사납게 그를 노려보았다. “차라리…… 지금 죽겠어!” “아니. 네 목숨은 내 것이야.” “싫어!” 쿤은 버둥거리는 그녀를 품에 꽉 안아 꼼짝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운명의 톱니바퀴가 돌기 시작한 그 밤, 쿤은 결코 알지 못했다. 그녀의 붉은 머리칼이, 그녀의 다갈색 눈동자가 자신의 심장을 지배하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