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하필, 왜 한재우일까?
“왜 그렇게 그려요?”
스케치인데도 재우의 손길이 머물다간 여자의 육체는 육감적이다 못해 울룩불룩 엠보싱 같은 모습이었다. 여주인공인 듯 보이는 여자의 잘록한 허리와 커다란 가슴, 꽉 끼는 의상 건드리면 투두둑, 소리를 내며 상의단추가 저 멀리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가슴을 그리던 남자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뭐가?”
“여자 말이에요. 원래 이렇게 안 그렸잖아요. 이건 마치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아?”
“나도 남자야. 터질 듯 부푼 가슴에 환장하는.”
남성 독자들이 좋아해서 그리는 것일 뿐, 별 의미는 없었다. 서하의 얼굴을 응시하던 눈을 조금씩 아래로 내렸다. 그의 시선이 노골적으로 서하의 가슴에 닿았다.
“가슴 때문에 맘 상했어?”
“내가요? 왜요?”
“차라리 선이 곱다고 했으면 믿었을 텐데. 그리지도 않은 근육을 말하는 의도가 뻔하잖아. 이건 그냥 동선만 잡아보는 거야. 디테일하게 누가 근육까지 그리겠어.”
서하는 다시 그림을 내려다보다 터지려는 숨을 가까스로 삼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