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의 웃음소리가 볕 좋은 날 빨랫줄에 널어놓아 바짝 마른 새하얀 이불 홑청처럼 가볍고 경쾌하게 팔락였다.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웃음이었다. “마음이 부자라…… 부럽군.” “후후, 그 부분만은 마음껏 부러워하셔도 돼요.” “똘망.” “네?” “그 마음…… 나한테 나누어줄 수 있나?” “정 원하신다면 그 정도야…….” ‘우리 똘망이한테 너무 빠져드는 거 아닌가?’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었다. 자제한다고 해서 자제될 것도 아니고, 거리를 두겠다고 해서 저절로 멀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마음이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라면 세상에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고, 심지어는 하나뿐인 목숨을 버리기까지 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