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신휘 옹주가 이번엔 실성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네." "어떻게?" "이건 일급비밀일세. 그 무수리가 들은 바로는 침소를 지키는 나인이 봤는데 오밤중에 해괴하게 다리 한 짝을 목 뒤로 돌려놓고 합장하는 자세로 앉아있다 하더라는군. 너무 놀라 그 밤에 보모상궁을 부르고 내의원까지 부르는 둥 한 차례 소동이 있었다 들었네." "흐음……." "그게 전부가 아닐세." "식성도 이젠 사람이 아닌 동물처럼, 웬걸, 그 뻑뻑한 닭 가슴살만 가져오라 해서 먹고 반찬을 얼굴에 붙이고 잔다고 하니, 실성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궐내에서는 내의원들에게 비상이 걸렸네. 그 병에는 약도 없다 하니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네." "어허, 이보게나. 자네, 기방출입은 그만 해야 될 때가 온 것 같네." 전혜진 로맨스 장편소설『옹주님 우리 옹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