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널 끔찍이도 아끼는 5 황자 말이야. 사실 미물이라지? 그것도 꼬리까지 달린 인어. 넌 그걸 만천하에 밝힐 미끼가 될 거야.”
나를 통해 준영을 위기로 몰려는 2 황자의 계략을 막기 위해 스스로 목을 그었다.
“미안해요. 준영.”
“…채화!”
날 안고 오열하던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혼자 남을 그가 가여워 가슴 아파하며 눈을 감은 게 분명한데….
“아가씨? 서혜 님! 정신이 드세요?”
“…서혜?”
‘대체 여기는 어디고, 왜 날 서혜라고 부르는 거지?’
정신을 차려보니 민서혜라는 예비 태자비의 몸에서 깨어났다. 그것도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그리고 어느 날, 민서혜의 정혼자가 찾아왔다.
“5 황자님? 준영!”
“민서혜. 지금 내 앞에서 채화를 흉내 내는 것이오? 태자의 정혼자가 되었다고 그대가 뭐라도 된 것 같나? 오만하기 그지없군. 그대와의 정혼은 그저 필요에 의해 계약된 것뿐이오.”
곧 죽을 몸이니까. 또 준영이 사랑하는 이를 잃게 만들 수 없으니까.
준영에게 내가 채화라는 걸 말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날 밤은 아가씨도 진심이셨습니다. 분명 절 좋아하고 계셨다고요!”
민서혜와 함께 자랐다는 남 의원이라는 자는 알지도 못하는 과거를 들먹이고.
“이상하구나. 얼굴은 전혀 닮지 않았는데 어찌 그리 그 아이가 떠올랐을꼬? 태자의 정혼자였던 윤채화 말이야. 그래서 더 마음에 들어.”
날 죽게 한 원수, 2 황자가 나를 탐낸다.
이것만으로도 벅찬데….
“경고했을 텐데요. 그대와 나의 계약으로는 내가 얻을 것투성이라고. 이제 내 손에 그대의 집안이 도륙 나도, 그대가 영원히 내 마음에서 두 번째여도 내 곁에 있어야 합니다. 벗어날 길은 오직 죽음뿐일 테니까요.”
채화를 잊지 못해, 잔인하게 굴면서도 내게 집착하는 준영까지.
‘내가 채화예요. 이 민서혜가 채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