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김정임 씨한테 돈을 받고 나를 유혹하는 일은, 불편하지 않았나 봐요.”
유민에게는 살인죄로 수감 중인 아버지, 훈상이 있다. 그녀는 훈상의 무죄를 밝히고 싶어한다.
이때 그녀의 집안과 오래 알고 지내오던 김정임은 훈상을 도와줄 테니, 준서의 선자리를 방해하라고 명령한다.
유민은 죄책감이 들면서도 훈상을 위해 자신의 상사인 준서를 유혹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녀의 계략은 얼마 지나지 않아 준서에게 발각되고…….
“날 농락해 놓고 사직서로 퉁칠 생각이라면 이미 늦었는데, 어쩌지.”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상황이 급해서, 사리 분별을 못하고 섣불렀습니다.”
“사과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계획대로 최 대리를 내 수행 비서로 쓸 거예요.”
“네? 대체 왜?”
“김정임 씨가 시키는 대로, 스파이 짓은 계속하세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 사람한테 내 정보 흘리고, 그 여자가 궁금해할 만한 얘기도 가끔 던져 줘요. 의심하지 못하도록.”
“의심…하지 못하도록… 이라는 건.”
대화를 곱씹던 유민이 별안간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이 이해한 것이 맞는다면 지금 준서는 저에게 제안하고 있는 거였다. 이제 정임이 아닌 자신과 손을 잡자고.
“그 여자가 주기로 한 거, 내가 몇 배로 줄게요. 그러니까 날 위해 일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일이 커질 수도 있고.”
“최 대리가 거기까지 생각할 필욘 없어요. 내 제안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거절해서 내가 김정임에게 이 사실을 따져 묻고 최 대리도 심판받느냐, 이 두 가지 선택지뿐입니다.”
“…제가 상무님 손을 잡는다면…요?”
“우린 서로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겠죠. 그래서 대답은? 거절당하는 건 더는 못 참을 것 같으니까 신중하게 대답해요.”
유민은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