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요즘 같은 세상일수록 더욱더 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입시 사관학교로 유명한 제일고 1학년 3반의 임시 담임, 한유하.
전교 1등 지승원에게 꿈을 불어넣은(?) 죄목으로 보호자와 마주하다.
“꿈이나 꾸고 살기에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고는 생각 안 하나 봅니다.”
리안 호텔의 수장이자 대한민국 일등신랑감의 상징, 지수혁.
하나뿐인 조카이자 후계자가 가출해버렸는데, 그 배후에 헛소리를 불어넣은 애송이 교사가 있었다.
멋대로 남의 새장을 휘저어놓다니, 누구 마음대로.
괘씸하기 그지없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벌써 물이 들어버린 조카 놈을 무사히 데려오려면 이 여자 외에는 방법이 없다.
“우리 협상을 하죠. 선생님께서 승원이를 데려와주신다면 원하는 것은 전부 들어드리겠습니다.”
이번 방학만 잘 넘기면 그토록 바라던 정교사가 될 수도 있는데!
이대로 공든 탑이 무너지도록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 무자비한 삼촌으로부터 소중한 제자를 구해야 한다!
“저도 조건이 있어요. 숙부님께서도 달라지도록 노력해주세요.”
“……어떻게 말입니까.”
“다정하고 세심하게, 언제든 승원이가 돌아와 기댈 수 있도록이요.”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웃어보세요.”
이 새가 뭐라는 거야.
뭘 얼마나 대단한 걸 요구하려나 했더니, 정말로 대단한 걸 요구해버렸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고 기가 차는 와중에도…… 정말로 웃음이 난다.
“우리 만납시다.”
“네, 승원이랑 주말에 같이 셋이서…….”
“아뇨. 둘이서만.”
“…….”
“저도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이제 조카는 알아서 잘 살 것만 같은데.
세상에 단 하나도 부족할 것 없던 그의 완벽한 삶이 그녀의 날갯짓 하나로 깨어지기 시작했다.
아직도 꿈을 꾸는 순수한 새와, 그런 새를 꼭 잡고 싶은 사냥꾼의 겨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