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결혼식을 앞둔 언니가 바다에 뛰어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유인아, 유진이가 돌아올 때까지만 버티면 돼. 딱 그때까지만.”
언니를 잃은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던 것도 잠시,
아버지가 언니의 결혼과 관련해 위험한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인은
결국 피할 수 없이 쌍둥이 언니 유진의 행세를 하게 된다.
자꾸만 무거워지는 마음을 애써 추스르며 절대 들키지 않게,
마치 진짜 유진인 것처럼 버텨 보겠다 결심했는데…….
“정유진 씨, 아직도 후회합니까? 나랑 결혼하는 거.”
곧 남편이 될 태강을 마주하는 순간,
유인은 요동치는 심장을 결코 잠재울 수 없었다.
* * *
“빼지 마.”
처음 듣는 목소리와 말투였다. 유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방망이질해 댔다.
뜨겁게 달아오른 살갗이 느껴지기라도 할까 조마조마한데, 정작 태강은 눈을 지그시 감고 있을 뿐이었다.
유인은 흔들리는 시선으로 사로잡힌 손을 내려다봤다.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모릅니다.”
문득 그의 말이 이어졌다. 퍼뜩 고개를 든 유인은 머뭇거리다가 되물었다.
“……뭘요?”
그러자 서서히 눈을 뜬 태강이 검은 눈동자로 유인을 직시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