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난 황제를 기다렸고?”
“네….”
이거 봐, 이거 봐. 내가 이렇게 한심한 여주한테 빙의를 했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겨우 황후 자리 유지하자고 저리 구걸해? 그깟 황후 자리 걷어차고 나왔어야지. 한심하다, 한심해…. 저 황제는 딱 나 같은 이혼 전문 변호사한테 걸려봐야 정신 차리는데….”
아차차, 이 말 때문이었나? 내가 세실리아에게 빙의한 것이.
‘그럼 이번엔 내가 확실하게 이혼시켜주지. 기대하시게, 황제 양반.’
***
“당장은 절 믿지 못하시겠지만, 곧 제 도움이 필요하실 겁니다. 그때 제가 폐하께 힘을 실어드리겠습니다.”
이혼을 준비하는 나를 위해 황제라도 설득해주겠다는 소린가? 가족법 제정할 때, 귀족 회의에서 내 손이라도 들어주겠다는 말이야?
디온 공작의 말이 우스워 나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그런데 내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차이렌의 얼굴에 여유로운 미소가 떠올랐다.
‘뭐지? 저 표정?’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가 진지하게 말을 덧붙였다.
“폐하께서 계획하신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려움이 닥쳤을 때, 제게 손을 내밀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하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그는 마치 내가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다 알고 있다는 사람처럼 구는 것이 아닌가.
하마터면 이 말을 뱉을 뻔했다.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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