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우혁이 돌아왔다더라. 들었어?”
적당히, 조용하고 무난하게 살아온 한국대병원 소아과의 살아 있는 백합 유제아.
베프이자 전 남친의 느닷없는 귀환 소식에 싱숭생숭한 그녀와 달리
그는 처음 만났던 스무 살의 그 순간처럼 환하고 싱그러웠다.
“비 오네. 같이 써도 되지?”
“……벌써 썼잖아.”
“그러니까.”
누가 한국대 공식 태양신 아니랄까 봐.
태연한 눈웃음과 완벽한 매너에 속절없이 빠져버리는 건 한 번으로 충분하다.
이번만큼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보려는 그녀가 큰마음 먹고 선을 그었다.
“미안한데 더는 안 되겠어. 너랑 친구로 지내는 거. 아니…… 친구인 척하는 거.”
“아아, 미안할 필요 없어. 나도 어차피 너랑 친구는 안 할 생각이었거든.”
오랜 친구에서 연인으로, 짧지만 평생에 남을 3개월의 시간.
이제는 당당하게 소아외과 교수로 돌아온 우혁이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제아와 그녀의 목숨 같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그런 의사이자 남자로.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유제아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