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동양풍, 궁정로맨스, 라이벌/앙숙, 삼각관계, 계약연애/결혼, 정략결혼, 소유욕/독점욕/질투, 운명적사랑, 뇌섹남, 능력남, 재벌남, 계략남, 능글남, 다정남, 나쁜남자, 상처남, 카리스마남, 능력녀, 다정녀, 상처녀, 철벽녀, 외유내강, 왕족/귀족, 오해, 권선징악
이서에게는 두 가지의 신분이 있다.
낮에는 너무도 고와 아름답다는 글자를 두 번 썼다는 ‘휘연 공주’
밤에는 도성대군의 야심을 고발하는 벽서범 ‘매화’
한데 간신배들에게 놀아난 철없는 오라비가
그녀에게 영의정의 둘째 아들이자
조선 최고의 망나니인 정무영과 혼인하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라비를 지켜 달라는
아버지의 간절한 유언만 아니었다면
망설임 없이 등을 돌렸으련만.
어떻게든 이 결혼을 무르려 하는 이서와
왠지 그녀와의 결혼을 기껍게 여기는 무영은 사사건건 부딪치고,
심지어 정인이 있다고까지 거짓말하는 이서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가오는데…….
“혹시 압니까. 이리 놓아주지 않고 속삭이다 보면 그 정인이 내가 될지.”
▶잠깐 맛보기
“따 드리오리까.”
이서가 그토록 애써도 닿지 않던 꽃이건만. 무영은 너무도 쉽게 나무의 여린 잔가지 하나를 툭 꺾었다.
쏟아지는 달빛 아래서 살구꽃을 내미는 그의 모습은 누구든 홀릴 수 있을 것처럼 아름다웠다.
순간 이서가 모든 경계를 풀고 무영이 내민 가지를 받을 뻔했을 정도로.
취한 듯 홀릴 뻔했던 이서는 단호한 목소리로 그를 책망했다.
“그저 꽃이 너무 고와 한번 손에 닿아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리 나무에 흠을 낼 마음은 추호도 없었어요.”
“송구합니다. 생각이 짧았습니다.”
무영은 순순히 사과하며 한 발자국 물러났다.
“그래도 그리 닿으려 애쓰던 꽃인데 품에 안으셔야 하지 않습니까.”
그는 이서의 손을 가져와 그 위에 살구꽃 가지를 올려놨다.
너무도 순식간에 무영의 온기가 이서에게 닿았다. 이리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던 터라 뭐라 말릴 새가 없었다.
“꽃이 이리 많이 핀 것을 보니 여름이 되면 열매도 가득 맺힐 겁니다.”
“…….”
“줄줄이 매달린 살구에 손이 닿지 않으면 제게 청하시지요. 언제든 따 드릴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