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걱정 마세요! 심장이식센터, 꼭 따낼 테니까요!”
심장을 주무르는 신의 손, 한국대 수석졸업에 빛나는 흉부외과의 샛별 윤해준.
심장이식센터라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제일병원으로 부임했건만 마주한 현실은 소녀가장 타이틀뿐.
위로는 무기력한 식물 교수들과 아래로는 저만 바라보는 파릇파릇한 새싹들.
책임감 하나로 버티면서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그녀에게 날아든 또 하나의 비보!
“그 환자 도망쳤어요! 어, 어떡해요 교수님!”
사람 살리겠단 마음 하나로 수술을 진행했던 환자가 사라져버렸다!
병원비만 칠천팔백, 이래서는 심장이식센터는 물 건너갔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맹수에게 납작 고개를 조아렸다.
“돈 갚을게요. 어떻게든 갚을게요.”
“……무슨 수로?”
서문그룹 후계자이자 제일병원의 이사장, 서이한.
가진 것이라면 돈, 혹은 막대한 돈뿐인 그에게 아쉬운 것이라면 단 하나.
어머니의 성화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해줄 ‘없는 애인’뿐.
마침 제 앞에 굴러떨어진 뻔뻔한 초식동물의 목덜미를 덥석 물어버렸다.
“한 번에 천만 원 어떻습니까?”
“……이, 이사장님과 만나면요?”
“‘만나는 척’이겠죠.”
이게 무슨 미친 소리야.
남의 심장 들여다보는 처지에 그런 부끄러운 짓은 못 한다 큰소리쳐야 하건만…….
그러기엔 딸린 식구가 너무 많다.
“……특별수당은 주는 거죠?”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했지만, 윤해준 사전에 대충은 없다.
최선을 다해 ‘완벽한 애인’이 되겠다는 그녀에게 분명 흐뭇해야 하는데…….
왜 갈수록 ‘가짜인 그녀’가 거슬리는 걸까.
“의사라면서. 남의 심장 그렇게 멋대로 쥐었다 폈다 하면 좋습니까?”
철두철미한 맹수와 더 철두철미한 초식동물의 계약연애.
우리, 끝까지 완벽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