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인정받는 리모델링 디자이너, 은주희.
그런 그녀의 앞에, 오만하고 껄끄러운 남자가 나타났다.
“이런, 굳어 버리셨네.”
그는 지그시 웃으며 말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은주희 팀장을…… 꽤, 오래도록 말이죠.”
JL 그룹 본부장, 차건하.
그는 의뢰인이자 칼날 같은 말로 이별을 고했던 그녀의 첫사랑이었다.
***
“……6개월 남았던가. 네 결혼식.”
놀란 주희가 미간을 구겼지만, 건하는 덤덤히 창밖을 바라보며 말을 덧붙였다.
“널 되찾고 싶었어. 그런데 이젠 네가 날 버린다니, 이런 개 같은 타이밍이 어디 있나.”
싸늘한 조소가 얼어붙을 듯 매서웠다.
“내 시간은 오직 너를 위해 존재했는데 말이야.”
할 말을 잃은 주희의 곁에서 홀로 이성을 되찾은 건하가 덤덤히 말을 던졌다.
“연애만 해. 결혼은 내 몫이야.”
“뭐?”
“……은주희.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순간, 주희의 눈빛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주한 시선 끝에, 서로의 해묵은 감정이 교차하기 시작했다.
오늘 이 순간을, 함부로 후회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