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강추!]“너, 알고 있지?” 문득 들려오는 질문에 주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여전히 그는 눈을 감고 있었다. 뭘? 뭘 알아? 그가 뭘 말하는 건지 말해 주길 기다렸다. 하지만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문득, 머릿속에서 커다란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았다. 주연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설마……. 그가 눈을 떴다. 그리고 그녀를 돌아본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주연은 알 것 같았다. 그가 뭘 묻는 건지. 강용훈의 눈은 분명하게 묻고 있었다. ‘너, 알고 있지? 내가 널 좋아하고 있다는 거.’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눈빛은 분명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집요하게 파고드는 그 눈빛을 피할 수가 없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늦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어지럽게 일렁거리는 주연의 눈빛을 사정없이 흔들어 대고 있었다. - 알지만 끝까지 모른 척해야 한다. 그게 그와 나를 위한 최선이니까. “지난 며칠 동안 긴가민가했는데 말이야…….” 제발 그 일을 기억해 냈다고 말하진 말아 줘. 부탁이야. “그 일이 꿈이라고 생각했거든…… 네가 날 피한다는 걸 확신하기 전까진.” 발밑이 꺼지는 것 같았다. 아득해진다. 그가 그녀를 마주 보고 섰다. “꿈…… 아니지?” “꿈 맞아.” 그가 실소한다. “어떤 꿈인 줄 알고 그렇게 말해?” “…….” “널 보니까 더 확신이 생기는데. 자, 이젠 네가 해명해.” 뭘? 대체 뭘! 주연은 각오를 다지고 턱을 치켜 올렸다. 사납게 일렁이는 눈으로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지난 며칠간 이날을 위해 준비한 멘트를 날리려고 입술을 뗐다. “난 네가 대체 왜 이러는 건지…….” “그날 밤.” 그가 그녀의 말을 막았다. “넌 나한테 키스했어.” 주연의 눈빛이 번뜩였다. “내가 한 게 아니야!” 순간, 깨달았다. 덫에 걸렸다는 걸. 그의 눈에 웃음기가 번진다. - 내 마음을 들켜버렸다. 이젠 어쩌지? 장소영의 로맨스 장편 소설 『서툰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