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 의식을 잃은 쌍둥이 남동생. 절망이 너무나 깊었던 열여덟의 한소리는 좋아한다 말하는 도연마저 놓아 버리고, 그렇게 혼자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6년, 우연히 그가 눈앞에 나타났다. 정이준이라는 이름의 잘나가는 대한민국 톱배우의 모습으로, “내가 왜 아무 상관이 없어? 네 동생, 내 친구인 건 까먹었냐?” “지난 6년 동안 한 번도 온 적 없었잖아.” “……기다렸어?” 그리고 6년 전과 변함없이 다정한 정도연의 모습으로. “예전에 말이야, 잡았던 네 손이 너무 차가워서, 내 손이 따뜻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그만, 그만해…….” “차가운 네 손을 잡아 줄 수 있어서.” “……도연아.” “소리야. 이렇게 계속 잡고 있으면 안 될까?” 그녀의 새까만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너와 나는 아무래도 헤어지지 못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