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이혼과 아버지의 죽음 후 삶 자체를 등한시했던 진현. 괴로웠던 시간을 딛고 다시 일어선 그의 앞에 어느 날, 균열과 파괴로 가득했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여자가 나타났다. “가치, 없어요. 전 아주 이기적이고 못됐고 되바라진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모른 척해 주세요, 본부장님.” 갑작스레 떠나 버린 아버지를 세상 그 누구보다 미워하고 원망하던 의진. 열여덟 살 이후 세상과 단절한 채 제 상처를 꽁꽁 숨기며 살아왔는데 그, 진현이 자꾸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온다. ‘약속하지. 당신의 여기…… 엉망으로 꼬이고 헝클어진 것들을, 내가 풀어 주지.’ 우연히 보게 된 그녀의 눈물. 그 속에 드리워진 끝없는 불안함에 진현은 그녀를 한없이 지켜 주고 싶고 의진은 그의 손길을 꼭 붙잡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