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내 약혼자랑 시간 좀 보내주지 않을래?” 결혼 따로 연애 따로, 공공연한 양 다리를 숨기지도 않는 발칙한 여자. 끝내주게 키스를 잘 하는 세컨드와의 데이트를 망칠 수 없었던 그녀, 자신을 쫓아온 약혼자를 10년 만에 우연히 만난 고교 동창에게 부탁한다. 스스로 제 무덤을 팠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지만, 그 어수룩했던 친구와 약혼자 사이에 붙은 불꽃은 이미 걷잡을 수 없다. “꼭 첫 번째가 아니어도 돼. 두 번째여도, 하다못해 열 번째여도 상관없어. 그 사람이라면, 그 사람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순번 같은 거 아무래도 좋아.” 무미건조한 일상에 갑작스런 소나기처럼 다가온 사랑이 두렵기만 한 소심한 여자. 비록 짝사랑 전문의 암울한 연애사를 자랑하는 그녀지만, 하필이면 친구의 남자와 엮여 파란만장한 삼각관계에 휘말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