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 마음을 네게 전한다면, 깜짝 놀라겠지
여인임을 숨기고 화위국의 황태자 범가온의 호위를 맡게 된 도화. 처음엔 심드렁했던 범가온의 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해지고, 이에 도화는 그에게 차츰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한편 황제가 되고 싶고, 되어야만 하는 범가온. 그는 암투가 난무하는 황궁 생활을 곁에 있는 도화로 인해 견뎌 가고, 그렇게 둘 사이에 점점 묘한 감정이 짙어지는데…….
‘너는 어찌 생각할까. 어찌 받아들일까.’
‘전하. 무엄하게도 신은, 당신을 사모합니다.’
▶잠깐 맛보기
화원으로 오기 전, 갑자기 범가온에게 끌어안겼을 때가 생각이 났다. 다른 누군가의 품에 그리 안겨 본 적은 처음이었다. 그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범가온의 품이 아늑하고, 또 든든해서 영원히 그렇게 있고 싶을 정도였다.
‘또다시 안겨 있고 싶…….’
혼자서 생각을 하던 도화는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너무 멀리 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품다니, 말도 안 될 일이지.
황태자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는 도화였으나, 일단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에 급급하여 그 연유에 대한 의문은 이미 잊은 지 오래였다. 제 감정이 드러나지 않게 신경을 세움과 동시에 그의 온기에 취해 있었기에 다른 것은 생각나지도 않았다.
‘사실은 꽃잎의 수를 세고 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하.’
도화는 조금 전 무엇을 보고 있느냐는 황태자의 물음에 당황했었다. 그때 도화의 시선은 앞에 펼쳐진 꽃들에게 향해 있었지만, 온몸의 모든 감각은 옆에 서 있는 범가온에게로 향해 있었다. 어떤 꽃을 봤는지 기억에 남지도 않았다.
“다음에도 데려와 주마.”
“예, 전하.”
화원의 입구에 다다른 지금도, 오로지 황태자의 뒷모습만을 두 눈동자에 담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