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타고난 운명마저 거스른 채 사내로 살아온 이유는
십 년 전, 피난길에서 만난 인연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고자 무예를 익혀 강한 사람이 되었고,
마침내 그의 앞에 당당하게 섰다.
매사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동성국 최고의 무인이자
최정예 부대인 충숙위의 총관인 명운.
그를 향한 연심은 숨긴 채 수하로서 인정받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와 자꾸만 시선이 마주칠수록 마음이 흐트러지려 했다.
“언젠가부터 여명이 비칠 때 즈음이면 네 모습부터 찾게 되었다.”
밝아 오는 아침 햇발 아래에서 그가 그리 말했을 때,
나는 마음이 산란해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다.
사사로운 감정놀음을 꾸짖기라도 하듯
그와 나를 둘러싼 사악한 음모가 막 시작된 것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