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제부터는 네 이름, 내가 불러 줄게.
심부름으로 온 학교 선생님의 책상 위에서 발견한 연주의 자화상. 그 그림을 본 순간 우영은 연주에게 한눈에 사로잡힌다. 알 수 없는 슬픔을 간직한 그녀의 눈빛에 마음이 흔들린 우영은 그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연주의 편지 친구가 되어 주기로 하고, 그렇게 그들의 착한 사랑이 시작되는데….
▶ 잠깐 맛보기
“어?”
우영에게 잡힌 손에 촉촉하면서도 따뜻한 감촉과 함께 쪽 소리가 났다. 당황한 연주가 바라보자 그의 입술이 가만히 그녀의 손바닥에 다시 입을 맞춘다. 아주 길고 오랫동안.
“뭐, 뭐 하는 거야?”
연주는 뜨거워진 손바닥이 부끄러워 손을 빼려 했다. 하지만 우영은 더욱 단단하게 그녀의 가녀린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 손에 내가 도장 찍은 거야. 내가 찜한다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으면 좋겠다.”
그녀는 살며시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만지다가 천천히 입술을 움직였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그의 두 눈에 조용히 입맞춤했다.
“오빠 눈에 내가 도장 찍는 거야. 내가 찜한다고. 나만 봐.”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가 그녀의 눈에 이어 그녀의 코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오연주 눈도 코도 이제 내꺼야. 앞으로 나만 보고, 나의 남자다운 근사한 향기만 맡아.”
우영의 말에 연주는 잠시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에게 질 수 없다는 듯 그의 코에 이어 그의 귀, 그리고 그의 커다란 두 손에도 긴 입맞춤을 했다.
“오빠 코도 귀도 연주 꺼야. 언제나 내 향기만 맡고, 내 목소리만 들어. 그리고 이 커다란 두 손 모두 내 꺼 할래. 나 말곤 누구도 만지게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