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주은숙(주씨언니) 지음
나를 쥐고 흔드는 너의 정체가 대체 무엇이냐….
적국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후 전쟁터를 둘러보던 튜크 제국의 황제 가디언은 잠시 마음이 풀어진 나머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다.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 소리 없이 그 앞에 나타난 묘령의 여인 시완. 황금빛 머리카락에 신비로운 보라색 눈동자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대신해 화살을 맞고 쓰러지자, 가디언은 그녀를 품에 안고 다급히 어의를 찾는다. 어의를 데려오라 지시한 후 떨리는 눈동자로 시완을 내려다보던 그는 피범벅이 되어도 숨길 수 없는 절세가인 그녀를 갖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는데….
▶잠깐 맛보기
“널 원한다. 시완.”
가디언은 억눌렸던 숨을 내쉬고 가슴의 정점에 입술을 대고 허겁지겁 핥고 빨고를 반복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듣기를 원했던 그녀의 신음 소리를 들으며 붉다 못해 부풀어 오른 입술을 또다시 점령해 나갔다.
시완의 두 손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자 아름답고 총명한 눈동자에 자신을 열망하며 피어오르는 그녀의 두 눈을 보고 싶었다. 황제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미안하다, 시완.”
“폐…… 하.”
“이성을 잃었다. 이렇게 너를 대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가디언은 그녀를 볼 수가 없었다. 이렇게 이성을 잃다니……. 하지만 또다시 시완이 없어졌다는 걸 알게 된다면 과연 자신이 지금과는 다른 행동을 했을까?
그는 부풀어 오른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쓰다듬었다.
“하지만 시완, 후회하지 않는다.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백 번이고 만 번이고 이렇게 할 것이다. 그걸 명심해.”
옅지만 홍조를 띤 시완이 자신을 말갛게 쳐다보자 충격으로 사라졌던 욕망이 다시 꿈틀거렸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최소한 지금은.
“다음에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제가 싫다고 해도 말인가요?”
“그렇다. 하지만 너도 원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다.”
“폐하, 그런 억지가…….”
“여기서 한 마디라도 더 한다면 확신컨대 저기 보이는 침대에서 같이 눈을 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