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435년. 김종서는 양녕대군이 수양대군의 역심을 막지 않으면, 죽책문을 만천하에 공개하여 멸문지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 협박한다. 양녕대군은 죽책문을 정적에게 넘겨 자신을 옴짝달싹할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린 그녀, '어리'의 저주를 원망한다. 세자 시절, 어리에게 한 눈에 반했던 순간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그녀를 처음 만났던 36년 전 과거를 회상하는데…
'나비 없이도 꽃 향기는 더욱 짙어지리니'.
당시 장안에 미색으로 손꼽혔다는 야사 속의 '어리'와 그녀에 미쳐 왕좌를 버린 양녕대군의 로맨스를 다룬 역사 소설. 그동안 기행으로 점철되어왔던 정사(正史) 속 양녕대군의 모습을, 다양한 꽃말에 빗대어 재해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