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인생의 전부였던 사랑을 버렸다. 뭐, 이유는 많았다. 돈, 명예, 그리고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집안의 반대 등등. 그럴 만도 했다. 그 남자는 부자 집안의 외동에 키도 크고 잘생긴 데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다정했고, 거기에 공부까지 잘했으니, 고아에 대학도 안 간 내가 눈에 찼을 리는 없었을 테다. 그래서 마님이 3억 주면서 “이거나 먹고 떨어져.” 라기에 먹고 떨어졌고, 그 전의 일들은 좋은 추억으로만 기억 저편 속으로 밀어 넣어두었다. 난 나중에 우연찮게라도 우리 두 사람이 재회하게 되면, 아련하게 바라보며 우리가 그때 그런 사랑을 했었지, 하고 고개를 끄덕일 줄로만 생각했다. 그래. 그 일만 아니었다면……. 아우, 눈에서 땀이……. 저 하늘에 맹세코. 난. 내 사랑이 그런 악마 새끼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