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경성의 봄날, 미국에서 돌아온 정혼자
준현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 동영포목 고명딸 소화.
하지만 그녀의 급우가 살해된 '조각난 처녀' 사건으로
경성이 술렁이고, 가게에서 두 번째 피해자가 발견되자
엉겁결에 사건 속으로 뛰어든 그들은
이제 범인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그의 입술이 조잘거리는 입술을 막았다.
소화는 사과처럼 새빨개진 얼굴로
그를 쳐다보며 멍하니 있었다.
준현이 빙긋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누굴 제일 좋아하지?”
“오빠.”
그녀가 한참 만에 입술을 비죽거리며 우물우물 대답했다.
“그래, 누굴 만나든 그것만 잊어버리지 않으면 돼. 알지?”
대답 대신 소화는 오롯이 그를 노려보다가
결국에 그의 어깨를 쿵 내리쳤다.
“나빠,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