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귀찮아. 짜증나고. 평생 다시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저 사람과 인생의 행로가 스치는 일 따윈 절대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시 보고 싶지도 않았고,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생일 선물치고는 최악의 센스네요, 하느님. 그녀는 잠깐 천장을 노려본 다음 분노를 꿀꺽 삼키고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임정연입니다.” “조선우입니다.”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잊어버리지도 못하는 그 목소리가. 그녀의 첫사랑, 심장을 부숴 놓았던 남자 조선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