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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결 1권

    2017.08.02 약 18.3만자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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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에게 자신감과 믿음을 주던 지안이었다. 그런 여자가 거짓말과 함께 사라졌다. 대체 왜 이런 식으로 없어져야 했는지. 그와 헤어지고 싶었다면, 정말 이별을 하고 싶었던 거라면 한지안은 이렇게 떠나는 게 아니라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해야 했다. 그게 자신이 알던 그녀였다. 무책임한 이별의 이유를 남에게 듣는 건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웃기지 마, 한지안. 내가 그 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이딴 성의 없는 거짓말을 남기고 사라진 거야?
재준은 울컥하는 마음에 휴대폰을 들었다. 문자함에 들어가서 지안의 메시지를 모조리 지우려 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도저히 삭제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다 셀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그녀를 지울 수가 없었다. 지안이 미처 지우지 못한 흔적은 문자만이 아니었다. 갤러리에 들어간 재준은 그녀가 액자로 만들어 가져왔던 사진을 찾았다. 밝은 액정에 뜬 그녀의 잔잔한 웃음이 그의 심장을 무참히 찔렀다. 화면을 옆으로 움직여 또 다른 사진들을 보았다. 들이미는 카메라가 부끄러운지 얼굴을 살짝 붉히며 시선을 피하는 지안이, 약속 시간에 늦은 그를 기다리며 허공을 바라보던 그녀가, 그의 다리를 베고 누워 반짝이는 눈으로 책을 읽는 한지안이 그의 휴대폰 속에 있었다. 순식간에 배신감과 원망이 치솟았다. 이럴 거면 한지안은 그의 곁에서 웃지 말았어야 했다. 그가 그녀의 옆에선 오롯이 강재준으로 쉴 수 있도록 만들면 안 되는 것이었다. 아니, 지안이 진짜로 잘못한 건 이거였다. 그녀는 자신의 곁에 있어야 했다. 지금의 그를 만들었으면, 숨겨지더라도 행복하다고 말해 놓고, 남는 것 없이 모든 걸 내주고 사라지면 안 되는 거였다. 그의 속에서 끓어오르는 격렬한 감정만큼 한지안이 보고 싶었다. 액정 속 지안의 얼굴을 더듬는 손가락이 가늘게 떨렸다. 자신을 보고 있는 지안의 말간 눈동자 위로 굵은 물방울이 툭 떨어졌다. 그것이 무엇인지 인지하기도 전에 눈물이 그의 얼굴을 뒤덮었다. 재준은 휴대폰을 부여잡고 어린애처럼 울어 버렸다.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린 건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강재준은 한지안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찾아야만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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