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를 어미로 둔 삼 황자 건. 그런 그에게 여덟 살, 어린 성노 향은 발을 뺄 수도 그대로 넣어 둘 수도 없는 딜레마였다.
바람만 다녀가는 전각에서 어느덧 십 년. 향에게 노예라는 굴레만큼이나 사랑은 벗어나기 힘든 감정이었다. 건도 알고 있었다. 보고 느끼고 있으면서도 어쩌지 못했다. 아니, 하기 싫었거나,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맞을지도 몰랐다. 세상은 건이나 향이 원하는 것을 빼앗아가는 재주를 가졌기에.
그 세상의 중심축에 태자 경(景)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제의 붕어로 건과 향에게 커다란 위험이 닥쳐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