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주막의 국밥도, 민가의 불결한 밥상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하나 손을 잡고 얼굴을 쓰다듬고, 안을 수 있는 이는 정도원밖에 없다! 한창 여인에게 빠져야 할 때, 한 선비를 사랑해 버린 세자 이림. 저를 떠난 선비를 애타게 그리워하는데……. “날 그리 속여놓고 감히 세자빈이 되겠다고? 욕심이 과하구나.” “누가 광증에 걸려 자리가 위태로운 세자의 아내가 되고 싶어 한단 말입니까.” “감히……! 네가 지금 나를 능멸하려는 것이냐!”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 맞사옵니다. 저는 욕심이 많아서 가짜 한수창, 제가 사랑했던 선비님이 다른 여인을 품는 걸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시 나타난 선비가 실은 여인이란다. 제 곁에 있고 싶어서 세자빈이 되겠다는데, 그 가시밭길에 그녀를 데려가야 할까? 뿌리치자니 마음이 아프고, 함께하자니 걱정스럽다. 불행했던 어린 시절, 상처투성이인 세자 이림. 그의 궁에도 봄빛이 머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