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당신을 사랑한다고, 애정을 당신에게 주고 싶다고, 당신의 아픔을 나눠 받고 싶다고. 그리고 부디 이런 마음을 알아달라고.
아버지의 외도와 어머니의 죽음은 피아노를 좋아하던 소녀 도원에게 큰 충격이었다. 이후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도원은 유기견들을 구조하며 생활한다. 그녀의 앞에 나타난 따뜻한 미소의 수의사 수안. 수안과 함께하는 시간은 도원에게 새로운 감정을 안겨주지만, 어느 날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도원의 일상을 흔들어놓는데…….
“그새 잊은 거예요?”
그의 물음에 기억을 헤집어보았지만 집에 들어오라는 말은 그때 말실수로 넘긴 것이 전부였다. 그녀는 자신도 기억 못할 헛소리를 언제 했는지 짐짓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그가 태연하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나 계속, 영원히 도원 씨 곁에 있겠다니까요?”
바닥에 떨어졌던 그녀의 시선이 다시 그에게로 올라왔다. 의문을 담은 시선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곁에 있겠다는 것. 같이 있어주겠다는 말. 그는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바로 보이려는 것이었다.
“그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거잖아요.”
자신에게 향하는 사랑스러운 눈빛에 수안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외롭지 않게 해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