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꽃도 없어! 케이크도 없어! 선물은 눈을 씻고 봐도 없어! 밥도 자기가 먹고 싶은 대로 허름한 중국집에서 먹었어! 영화도 내가 보고 싶다는 건 재미없다면서 안 봤어! 그리고 피곤하니까 집에 가서 자겠대! 손도 안 잡아줬어. 길 잃을 뻔했단 말이야. 멀찍이 떨어져서 내가 창피한 것처럼, 그랬어. 약혼녀의 생일날조차 이렇게 무심하게 구는 남자, 김환. 하지만 오롯이 이 남자에게 모든 것을 올인 했던 윤지인. “파혼할 거야!” 꽃돼지의 반란이 시작된다. 보름달처럼 동그란 얼굴과 햇살을 머금은 것 같은 통통한 볼. 그새 수더분하던 눈썹은 모양 좋게 다듬어져 있었고 속눈썹은 어째 숱이 풍성하게 많아진 느낌이었다. 그마저도 뷰러로 집어 올려져 있어서 눈의 윤곽을 또렷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어떤 놈이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지껄였어? 조금…… 서운하다, 윤지인.”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을 비웃었던 김환. 꽃돼지의 반란에 말려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