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나의 거리. 그 거리를 실감하는 순간…… 태훈의 손을 놓았다. 아파서, 힘들어서, 견딜 수 없어서 놓은 그 손을 그는 너무도 쉽게 생각했다.
“두 번 말하는 것 싫어하는 거 알잖아. 어설픈 반항하지 마.” “어설픈 반항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투정쯤으로 우습게 알아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나는 끝났어요. 공과 사를 구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건 항상 당신이었어요. 이 손 놓으시죠. 김태훈 회계사님.” “나는 끝내겠다고 한 적 없어.”
서늘한 그의 태도가 아프게 낯설었다. 나란 여잔 그렇게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나. 그런 일쯤은 당해도 되는 하찮은 사람이었어. 왜 당신은 날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당당한 건데. 윤오의 표정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