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 키워드 : 서양풍, 회귀/타임슬립, 영혼체인지/빙의, 수인물, 성장물, 인외존재, 초월적존재, 권선징악, 이야기중심, 사제지간, 나이차커플, 운명적사랑, 소유욕/독점욕/질투, 연하남, 계략남, 능력남, 대형견남, 조신남, 집착남, 다정남, 연상녀, 상처녀, 외유내강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남편에게 죽임당했다.
그의 내연녀 앞에서, 제자가 휘두른 검에 찔려.
숨이 끊어지기 직전, 마티어스는 내 귓가에 속삭였다.
“스승님, 다음 생에서는 부디 후회할 삶을 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7년 전 과거로 돌아와 다시 눈을 뜬 나는,
남편과 함께 나를 사지로 몬 여자의 쌍둥이 언니가 되어 있었다.
이게 신의 농간인지 아니면 새로 주어진 기회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번엔 그리 비참하게 살지 않으리라는 점이었다.
반드시 두 연놈이 응당한 죗값을 치르게 만들리라.
그러기 위해선 마티어스, 그 아이를 먼저 손에 넣어야 했다.
〈스승님께서 처음 잡아야 했던 손은 그 남자가 아닌 이 제자의 손이었습니다.〉
네 손을 먼저 잡았더라면, 뭔가 달라졌을까?
기다려, 마티어스.
지금 내가 널 데리러 갈 테니까.
▶잠깐 맛보기
“같이 자자고요?”
어울리지 않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그의 말에 오델리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못 할 것도 없지. 잠만 자는 건데.”
“그거 너무 위험한 발언 같은데.”
“뭐가 위험하다는 건데?”
“이 야심한 밤에, 제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이불 위로 끌어들이십니까?”
이번 발언은 정말로 웃겼다. 그래서 오델리아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점차 불퉁하게 변해 가는 어린 소년의 표정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배를 부여잡고 눈물까지 흘리며 박장대소했다.
“네가 나에게 뭔 짓을 할 수 있는데?”
마티어스가 가소로워 무심코 한 말이었으나 정작 내뱉고 보니 도발성이 짙은 발언 같기는 했다. 이를 깨달았을 때 마티어스는 어느덧 앉아 있던 멍석을 치우고 하얀 이불로 올라온 상태였다.
언제 온 거지? 눈으로 좇을 수도 없는 속도에 당황하길 잠시, 코가 닿을 만큼 아주 가까운 거리에 그의 얼굴이 놓여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가까이서 본 그의 눈은 더욱 투명하고 예뻤다. 별을 박아 놓은 것만 같이 반짝이는 눈동자는 세상 어떤 보석보다도 영롱했다. 홀린 듯 그 눈동자를 구경하다 슬며시 시선을 내려 그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그가 반듯한 입꼬리를 천천히 말아 올렸다.
“남녀가 야심한 밤에 단둘이 이불 위에서 할 수 있는 짓이 뭐겠습니까.”
“…….”
“하나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