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유서아 씨는 내 밑에서 예쁘게 우는 겁니다.” “…….” “그래야 내 옆자리 내줄 가치가 생길 테니까.”
불건전한 계약으로 맺어진 부부 사이. 비록 감정 없는 몸의 교류만 있을지라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권이헌을 사랑하게 되기 전까지는. 오만한 착각의 대가는 아프디 아픈 짝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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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상에 당신을 담아내는 동안 많이 행복했고, 그보다 아주 조금 더 아팠어요. 그래서 떠나요. ……잘 지내요, 이헌 씨.> 잃은 후에야 알았다. 처음 유서아를 본 순간 느꼈던 그 강렬한 끌림이, 그녀를 안으며 느낀 만족감이, 결혼 반지를 끼워 제 옆에 두었음에도 채워지지 않던 지독한 소유욕이. 그 전부가 사랑에서 비롯된 감정이었음을. 너무 늦게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