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저거 보세요! 과, 관이 움직여요!”
내게 일말의 사랑도 없는 남편.
나를 그저 지참금 수단으로써 시집보낸 친정.
남편의 정부가 된 절친까지.
모든 게 완벽한 앙상블이었다.
난 그들에 의해 ‘악역’으로서 초라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아니, 그렇게 죽을 뻔했다.
난 내가 읽던 소설 속 ‘엘루나’에 빙의했다는 사실을 알고
땅에 묻히기 바로 직전, 관 뚜껑을 열고 나왔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그대가?”
힘겹게 되살아나니 날 죽일 생각뿐이던 전남편이 내게 관심을 갖고.
“그대 옆에 있고 싶다. 네 옆에 내가, 내 옆에 네가 있었으면 해.”
공작 자리를 얻겠다는 이유 하나로 날 돕던 공작가의 차남은
계약결혼 상대일 뿐인 나를 못 놓아 주겠단다.
“다행인 건 말이에요. 내가 당신을 조금도 사랑하지 않는단 거예요.”
이러나저러나.
난 계획대로 완벽한 퇴장을 위해 머리를 굴렸다.
불륜이나 저지르는 연놈들이 소설 속 주인공이 되지 않게, 악역은 멋지게 퇴장할 것이다.